현대문학 2016.8 - Vol.740

∥해외문학 명단편-데이먼 러니언∥
* 《해외문학 명단편》 데이먼 러니언의 「아주 정직한 사내」를 싣는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로 친숙한 작가인 데이먼 러니언은 독특한 문체와 유머러스한 감성으로 ‘Runyonisque’라는 형용사마저 새로 생겼을 정도로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그가 창조한 세상 안에서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장편연재소설-김희선∥
* 『계시』(김희선)(제16회) 가사상태로 정신이 혼미했던 순간에서 마침내 현실로 돌아온 스티브는 미래로 갈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 과거로부터 그를 지켜보고 있었던 로버트 와인버그는 노트의 네 번째 포스트를 통해 ‘네가 본 것, 느낀 것’만을 믿으라 말한다. 마지막 한 회를 앞둔 메타픽션의 시공을 초월하는 묘미가 점점 깊어진다.

∥이달의 소설, 시∥
* 《이달의 소설》에는 김혜진의 「아는 언니」, 정용준의 「겨울잠」, 최수철의 「어느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싣는다. 《이달의 시》에는 고운기, 김영산, 박남주, 송태웅, 엄원태, 윤성학, 이순호, 이진희, 정다연, 최호빈, 황동규의 작품을 수록하였다.

∥트라우마와 문학-왕은철∥
* 《트라우마와 문학》 「“당신이라면 어떻게 했겠습니까?”?바다에 떠 있는 콘래드의 배」(왕은철)(마지막회) 콘래드 조지프의 『로드 짐Lord Jim』을 통해 꿈과 이상을 동시에 잃은 한 일등항해사가 겪은 슬픔의 트라우마를 다룬다. ‘바다’라는 배경을 인간사회에 대한 ‘메타포’로 형상화하여 주인공 짐의 눈을 통해 인간이 지닌 스스로의 비겁함과 이기주의를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1년 반 동안 지면을 통해 문학작품 안에서 다양한 유형의 애환으로부터 생겨나는 트라우마를 깊이 천착하여 우리의 공감대를 끌어올린 따듯한 글을 써주신 필자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기획평론-김종훈∥
* 「너에게 이르는 길 : ‘나는 너다’의 모습들」(김종훈)(제7회) 이창동의 영화와 황지우의 시, 그리고 최근의 사회적 사건들과 세월호 희생자 추모 생일시에 이르기까지 인칭을 바꾸어 사랑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여러 목소리들을 섬세하게 살피고 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세상은 시를 필요로 한다”는 마지막 문장처럼 이 평론은 새롭고도 절실한 목소리를 시가 창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전망을 담고 있다.

∥소설, 때때로 맑음∥
* 「소설, 심리적 표절」(이재룡)(제35회) 카미유 로랑스Camille Laurence가 2016년 발표한 『당신이 믿은 그녀Celle que vous croyez』를 소개한다. 연하의 연인을 가지게 된 중년 남성과 중년 여성의 욕망에 대한 심리를 다각적인 관점에서 쓴 소설이다. 필자는 “소설과 작가의 체험과의 관계”에 대해 쓴 대목이 흥미롭다고 지적한다. 카미유 로랑스는 자전적 체험이 들어간 전작 『필립』을 통해 출산 중 아이를 잃은 엄마로서의 경험을 기록한 바 있다. 2007년 마리 다리외세크Mari Darrieussecq의 같은 소재의 소설 『톰이 죽었다』가 발표된 이후로 미국식 팩션이 아닌 프랑스식의 오토픽션이란 자전적 소설에서 벌어지는 감정과 체험, 창작윤리에 있어서 두 작품은 프랑스 문학계를 뒤흔드는 표절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연재 기획물∥
천양희 「누군가의 시 한 편-아름답다」
김윤식 「이 땅에 태어나 살고 사랑했다-『토지』와 『지리산』의 참주제」
이우환 「짧은 이야기-겸재의 회화」
구효서 「된소리홑글자 지그소-쓰」
이만교 「운명이란, 자신의 생각문장들로 이어진 서사적 결과물이다」
금정연 「집중리뷰-세계문학 단편선 / 러니언이거나 혹은 러넌이거나」
김채원 「김채원 그림 에세이-바람에 실은 편지 (2)」
박주석 「한국 사진의 유산-주명덕의 작업 여정 1」
서희원 「소설 격월평-반복과 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