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색 모래 (강영숙)
검은 눈 (김도연)
모래의 집 (원재길)
후각 상실 (정영문)
라메르 모델하우스 (조경란)
하성란 (저 푸른 초원 위에)
역대수상작가 최근작
여행 (김인숙)
우물을 들여다보다 (신경숙)
망배(望拜) (이순원)
심사평
[예심]
이 세기만의 독특한 문학적 실험 (성민엽.신수정)
[본심]
김윤식 | 고갯마루에 선 조용한 몸부림
김화영 | 고갯마루에서 조각난 삶의 바라보다
오정희 | '가족'과 '삶'의 문제를 이끌어가는 힘
수상소감
이혜경 | 고른 길 만드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출처 :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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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고갯마루'는 학습지 회사에서 홍보용 사보를 만들다가 경영난으로 갑작스럽게 학습지 지도교사로 강등된 한 직장 여성의 이야기를 풀고 있다. 잡지사에서 일하던 선애는 그동안의 능력을 인정받아 학습지 회사의 홍보부장으로 스카웃 된다. 그러나 얼마간 일을 해보기도 전에 회사 사정으로 홍보부는 해체되고, 편집장이었던 그녀는 좌천된다.
주인공의 사회생활 안쪽으로는 그녀의 가족사가 작게 둥지를 튼다. 헛바람 든 큰오빠 덕분에 집에 있는 가산을 거의 처분하고, 조용히 고향 명천을 떠나와야 했던 그들이었다. 동생들은 모진 서울 생활에서 그나마 남들 사는 만큼 모양새를 감추었지만, 큰오빠는 여태 그저 그렇다. 선애는 그런 큰오빠와 형제들 사이에 중간 다리 역할까지 떠맡고 있다.
작가는 이 두 줄기를 엮어, 떨궈나지 않고 그런 대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말한다. 사는 것 그 자체로 힘에 겨운 이즈음 회사원의 고민을 잘게 부숴 보이고, 안쓰럽게 그들의 노동을 쓰다듬는 것은 그 때문이다. 소설 중간에 등장하는 미친데기 명재는 작가의 이런 속마음을 비춰주는 인물.
비렁뱅이로 얻어먹고 사는 명재가 그래도 살아남아 있다는 것이 작가에게는 퍽 다행스러웠던 듯 하다. "그냥 고장난 시계탑이나 다름없는 사물, 미친데기에 지나지 않을 텐데. 그 옛날의 명재가 이 풍진 세상에서 그래도 살아남아 허기지면 먹을 것을 찾고 뭇사람 앞에서 추레함을 부끄러워할 줄도 알더라고. 나는 왜 그 이야기가 꼭 하고 싶었을까."는 마지막 말이 귓가에 오래 머무르는 걸 보면.